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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살예방의 날(9월 10일) 기념행사 특강 feat.아주대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님

by molang-molly 2024. 9. 6.

 

양평군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자살예방의날을 기념한 행사의 일환으로 특강을 준비했다고 해서 다녀왔다. 평소에 김경일 교수님을 좋아해서 유튜브에 있는 강연이나 TV 프로 그램을 자주 찾아보곤 했고, 어제 포스팅 했던 것 처럼 그분의 저서도 찾아 읽곤 했는데,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미리 사전신청을 하고, 드디어 기다리던 특강을 들을 수 있었다.

 

 사실 양평은 '인프라'라고 할 게 없어서 문화생활은 접어두고 자연을 즐기자는 마음으로 왔기에, 일상 속에서 누릴 수 있는 문화생활에 대해 아예 기대는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가뭄에 단비 오듯 아주아주 좋은 특강의 기회가 있으면 절대 놓칠 수 없다. 게다가 다른 누구도 아닌 무려 김경일 교수님이 아닌가?!! 약간 콘서트 티켓 예매하는 기분으로 신청했던 것 같다.^^

 

 당일 행사장에 방문하는데 역시나 강연을 들으러 온 주민들이 많았고, 나처럼 혹시나 친필 싸인을 기대하며 책을 각자 소지하고 있는 김경일 교수님의 저서를 들고 온 사람도 종종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강의 내용은 역시나.. 너무 좋았다~!! 강연의 핵심 내용은 교수님의 저서 [마음의 지혜]에서 '제 2장 행복에 대하여'의 내용과 유사했다. 그렇지만 강연에서 들어주는 예시나 에피소드는 책에 있지 않은 내용도 많았고, 특히 우리가 생각해야 할 '행복'에 대한 내용을 풀어가는 방식은 김경일 교수님만의 위트와 재치가 더해져 강연 내용을 귀에 쏙쏙 들어오게 만들었다. 

 

 한 가지 기억에 남으면서도 국뽕이 차오르는(?!) 에피소드는 유대인에 관한 이야기였다. 앞선 포스팅에서도 책의 내용을 정리하며 언급했던 내용이지만, 유대인 심리학자들 역시 '행복은 삶의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기 위한 도구이다.'라는 명제에 동의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유대인들은 스스로를 '신에게 선택받은 유일한 민족'이라고 생각하며, 자기 민족에 대한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사람들이다. 김경일 교수님이 교류하는 유대인 심리학자들 역시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이 넘쳐날텐데, 유독 한국으로 많이 연구를 하러 온다고 했다. 그들이 말하길 이스라엘 사람들이 살러 들어가서 버티지 못하고 나오는 나라가 딱 2곳이 있다고 했다. 첫 번쨰는 우리 대한민국이고, 두 번째가 북한이란다.(정말 이 부분에서 미친듯이 웃었다.ㅋㅋ)

 

 그 말에 교수님은 바로 반박했다고 한다. 가까운 일본과 중국도 사회 환경이 한국과 비슷할텐데 한국에서만 정착하지 못했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이다. 얼핏 생각했을 때는 폐쇄적인 일본이나 공산주의 중국이 그들이 뿌리내리기에 더 빡쎈(?!) 환경 일 것 같아 나도 교수님 말씀에 동의했다. 그렇지만 이스라엘 심리학자들이 자국 데이터를 보여주며 반박했다고 한다. 일본과 중국에서 국적을 취득하여 살고 있는 사람들이 각각 4천명과 1만명을 넘어가고, 외국인으로써 3~4년이상 일반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이 각각 2만명과 12만명을 넘어서는데 대한민국은 국적 취득은 고사하고 일반거주자도 한 명도 없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이유를 분석하고 연구하기 위해 그렇게 한국에 자주 온다는 것이었다.(ㅋㅋㅋ) 결국 그들이 내린 결론은 유대인보다 한국인들이 더 "드세기"때문이라고 했다(이 부분에서도 진짜 눈물이 나도록 웃었다ㅋㅋㅋ)... 이 말을 교수님이 심리학적으로 풀이해 주시길 "주체성이 높고 주인공의식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는 '주체성이 높고 주인공 의식이 강하다'는 것은 '스스로에게 몰입 되어 있으며, 모든 것을 '나'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특징이 이스라엘 사람들보다 한국인이 월등했던 것이다. 교수님이 유대인 심리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대해 또 다른 에피소드를 설명해 주셨는데, 이스라엘 사람들은 "자신은 신으로부터 선택받은 유일한 민족"이라고 생각하지만, 한국인들은 "나의 필요에 따라 신을 선택하고 바꾸기"도 한다고 했다(무려 그 빈도도 상당히 높다). 그 점이 그들에게는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유대인들이 생각하기를 인간은 언제나 신보다 아래에 있는 존재이고 그에 순응해야 하지만, 한국인들의 무의식에는 '신'을 자신의 필요에 따라 선택하고 바꿀 수 있는 존재로 보는 시각이 바탕에 깔려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증명해 주는 또 다른 예시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너 어릴 때 무슨 종교 였어?"라는 물음에서도 드러난다고 했다. 유대인이나 다른 서양 국가에서 종교는 모태신앙으로 바꾸는 것이 매우 어렵고, 한 개인에게도 종교의 변화는 큰 사건이 되는데, 한국은 그렇지 않다. 부처님 오신 날에는 엄마 손 잡고 절어 가서 비빔밥 먹고 떡 먹고 왔다가, 크리스마스에는 친구따라 교회 가서 초코파이와 사탕을 먹고 오는게 우리네 어린 시절의 일상이 아니었던가.

 생각해 보면 종교건 뭐건 그 어떤 것도 우리의 존엄 위에 자리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이렇게 주체성이 강하고 주인공 의식도 강한 한국사람들이니, 작은 일로는 행복감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평균 기대 수명이 120세까지 늘어난 지금, 우리는 '살기' 위해 '행복'을 자주자주 느낄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방안으로는 교수님이 책에서도 언급하셨듯이 '기록'을 강조하셨다. 그 이유는 기록함으로써 재생산과 창조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유사한 시련이 왔을 때 과거의 '기록'을 참조하여 당시 극복했던 행동과 유사한 행동을 함으로써 이번 시련도 극복하는 것이다.

 

 책에서도 읽은 내용이지만 확실히 강연으로 들으면 더 잘들어온다. 강연하시는 교수님의 목소리 톤과 강연에 집중하는 주변의 분위기, 그리고 이해를 도와줄 시각적 자료까지, 글로만 된 매체보다 학습에 더 효과적인 방법인 것은 확실하다. 그렇지만 그런 효과적인 방법도 실천을 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이번 강연에서 '행복'해지는 방법에 대해 배웠으니, 앞으로 진짜 '행복'을 도구로써 효과적으로 이용하며 인생을 잘 설계해 나가는 것은 내 몫이다. 조그만 것이라도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고, 지금처럼 블로그에 하나하나 일상을 남겨보며, 나만의 난중일기를 만들어 나가야 겠다.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도 '기록'이라는 작은 실천을 통해 스스로의 패턴을 찾고 '행복'을 자주 자주 꺼내 쓸 수 있는 즐겁고 활기찬 인생을 만들어 나가길 바라 본다. 

 

 

P.S.

성덕 됐다...